기독교 대안학교의 선택 1 - 어떤학교를 갈 것인가 -교사의 관점

2024. 7. 3. 20:56Christian Education - Going Hom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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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사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과연 대안학교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교사적 입장에서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1. 공교육과 기독교 대안교육의 차이 이해하기: 나의 학생들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가?

- 요즘 공교육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여러가지 사건들이 뉴스에 보도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교육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한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가는데에는 공교육을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동의합니다. 공교육은 학생들이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매우 필수적인 것들을 경험하게 합니다. 

 하지만, 대안학교를 선택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공교육에서 받을 수 있는 교육에 동의하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하거나 또는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교육과 대안학교를 모두 경험해 본 교사의 입장에서는 공교육과 대안 교육중 - 특별히 기독교 대안학교 라는 입장에서-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 라는 접근 보다는 무엇이 더 필요하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공교육에 대한 부족과 불신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대안교육에서 그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해야 하는데, 현재 기독교 대안학교가 공교육의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교사로서도 대답하기 매우 까다로운 질문 입니다. 저 스스로도 대안교육에 오랜 시간 종사 했지만 정말 공교육과 완전 다른 삶을 살았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즉, 공교육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대안학교에서도 약점으로 작용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저는 제가 만나는 학생들이 좀 더 세밀하고 개인적인 지도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대안학교에서는 교사 한명당 학생수가 8명 정도 였고, 두번째 대안학교는 교사한명이 대략 5명 정도의 학생을 지도했습니다. 세번째 대안학교는 교사 한명당 학생수가 15명 정도였습니다. 학생들의 개인적인 세밀한 지도를 위한 기준에서는 두번째 학교가 가장 적절한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학교는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규모를 축소하며 상당수의 교사가 해임 되었습니다. 결국 학생과 교사의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영이라는 측면이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사실 이부분에 있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기독교 대안학교가 교사 한명당 학생수가 15명 정도 된다면, 일반 공립학교와 크게 차이가 없다라고 생각합니다-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공교육에서는 부담임 제도도 있고, 담임을 하지 않는 교사도 많이 있기 때문에 교사 업무와 수업과 학생관리의 균형을 대안학교 보다는 더 적절하게 유지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대안학교는 언제나 전체 교사들의 인력풀을 거의 모두 사용해서 한계치까지 학교를 운영하기 때문에 교사의 업무, 수업준비 및 수업시행, 학생관리에서 과도한 업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교사라는 입장에서는 일반학교의 학생 25명과 대안학교의 학생 15명을 대상으로는 비슷한 양질의 교육이 이루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극단적인 예시로 제가 일반학교에서 재직할때는 시험 문제를 많게는 10문제 적게는 5문제 정도 냈습니다. 저희과목 선생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각자 문제를 내고 그중에서 좋은 문제를 뽑아서 시험으로 출제 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대안학교에서는 적게는 100문제에서 가장 많았을때는 150문제 정도를 저 혼자서 출제 했습니다. 시험 문제의 질에서 10문제 출제와 100문제 출제는 매우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학생들에게 보다 더 세밀한 관심을 쏟고 양질의 교육을 하고 싶다면 세번째 학교는 선택 하지 말아야 할 학교입니다. 

 

2.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의 중심이동 : 나의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으면 하는가? 

 교사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의 교육 철학과 교육과정을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의 삼위 일체를 믿는 개혁주의 복음 신앙안에서 학생들이 올바르게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닮아가며, 성령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자녀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교사 스스로도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할 것이고, 아이들에게 신앙생활의 모범이 되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좋은 크리스천의 모습대로 살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요구하는 바가 이런 방향이 아니라면 그 학교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방향성에 맞춰야 합니다. 공립학교에서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는 이제 불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제가 근무했던 시절보다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지 말하야 한다는 규칙이 더욱 더 완고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공립학교 교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전도 했다고 간증하는 집사님들이 계셨는데, 요즘에는 큰일 날 이야기 입니다. 

 입시에 중심을 두고 있는 학교라면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대안학교에서도 입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안학교라서 입시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대안학교의 현실의 절반만 알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대안학교 교사로서도 학생들이 입시를 통해서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입시준비를 많이 시켰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세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사로서 신앙생활과 영적 성장에 대해 기대가 많이 큽니다. 그러나, 기독교 대안학교라고 해도 학교의 기준에 따라 신앙 훈련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다릅니다.

 저의 첫번째 학교는 상당히 높은 신앙 훈련을 요구했습니다. 선교사로 훈련 시켜서 바로 선교사의 보조로 선교현장에 봉사를 나가도 문제가 없는 학생들로 훈련시키는 학교였습니다. 훈련에 대한 헌신도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 높아서 언제나 열정적으로 선교를 위한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는 학교였습니다. 목사 및 선교사의 자녀들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 했습니다.

 두번째 학교는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 열심을 쏟는 학교였습니다. 매일 두시간 정도의 개인 경건 훈련, 성경공부, 및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운영 되었고 세 학교 중에 중간정도의 훈련 강도였습니다. 학생들은 신앙 훈련에 마지못해 참석 했으며 학부모들은 종종 학교가 지나친 기준을 요구 한다며 목사님께 반발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신앙훈련에 순종적인 분위기의 학교 였습니다.

 세번째 학교는 신앙 훈련의 거의 없는 학교였습니다. 매일 오분정도의 큐티를 듣고 주1회 학교에서 예배를 드리기만 하면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학부모의 자녀도 입학이 가능했습니다.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아얘 잠을 자거나 대놓고 반발하거나 말을 아얘 듣지 않고 비꼬거나 나가버리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왜 신앙얘기를 자꾸 하냐며 학생들이 컴플레인을 걸어 오기도 하고- 교과 수업 시간에 왜 이런 이상한 얘기를 하는거에요?- , 학부모님들도 학업이 중요한 시기에 너무 지나친 신앙얘기로 수업이 줄어 드는것을 매우 우려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신앙생활에 대해 긍정적으로 소개만 하고 선택은 가정과 학생들이 하도록 하는 학교였습니다. 

 나의 학생들이 신앙생활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기 원한다면 첫번째 또는 두번째 학교를 선택 해야 할 것입니다. 

 

3. 인격적인 학교 : 과연 우리 학교는 인격적인가? 

 기독교 대안학교를 교사가 되기로 결정 했을때 좋은 학생들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원인중 한가지로 작용했습니다. 

 첫번째 공교육의 시작을 조금 어려운 학교에서 시작했습니다. 결석, 자퇴, 그리고 불안정한 가정의 아이들이 많은 학교였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하여튼 사회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오는 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고, 젊었고, 그로인해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인격을 가진 학생들과 계속 생활하는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후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속칭 모범생이 많은 학교로 이동 했지만, 여전히 세계관이 많이 달라서 적절하고 심오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렇다면,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가 되고 나서 모두 천사같은 아이들과 꿈같은 학교생활을 했냐하면 그건 아닙니다. 모든 학교에는 단순히 학교생활과 학생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고, 또는 문제 학생으로 인한 문제도 있습니다. 기독교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냈다고 해서 우리 자녀가 모두 좋은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그저 이렇게 생각합니다.

분위기가 대체로 인격적이다. 

 학교의 전반적인 분위기, 교장선생님 부터 신임 선생님에 이르기 까지, 가장 나이가 많은 선배 학생부터 가장 어린 신입생에 이르기까지 학교의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가 매우 인격적인 학교가 있습니다.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에 더 좋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대안학교 라고 해서 모두 인격적인 교사, 인격적인 학생, 인격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이기적이고 자기 밖에 모르며 다른 교사들을 착취하는 교사들도 보았고, 일개 학생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교사를 쫓아내기 위해서 여러가지 편법을 사용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의 리더와 전반적인 분위기가 올바르고 인격적이라면 그 모든 부정적인 문제와 나쁜 분위기들이 쉽고 빠르게 해결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제 학생들에게 대체적으로 인격적인 분위기를 가진 학교를 주고 싶습니다. 이 분위기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리더가 아주 착취적이며 교사를 소모품이나 도구처럼 여기는 학교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발생하지 않으며, 고스란이 학생들에게 전달 됩니다. 또는 반대로, 학교의 리더와 교사들은 인격적이고 올바른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학부모와 학생들의 가정 분위기가 매우 이기적이고 착취적인 구조로 돌아가고 있다면 이 또한 학교에 고스란히 전달 됩니다. 

 

 

4. 최종 선택 - 어떤학교를 선택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저는 학생들에게 더 세밀한 교육, 절대적으로 신앙이 중요한 삶의 중심성, 그리고 인격적인 태도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조건들을 갖춘 학교에서 근무를 해야 하고 그런 학교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만, 기독교 대안학교는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선택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밀한 교육을 위해서는 학생수가 적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적은 학생들이 운영을 위한 금전적인 부담을 많이 지게 됩니다. 값비싼 학비를 유지할 만큼 부자가 많은 동네에서만 기독교 대안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도 슬프기는 합니다. 

 절대적으로 신앙이 중요한 세계관을 가지고 훈련 공동체로 같이 살아가고 싶은데, 현재 대한민국 기독교는 이렇지 않습니다. 기복신앙에 빠져있습니다. 스스로는 말씀 한자락도 읽지 않고, 개인 기도 시간이 없으며, 그저 교회에 출석하고 봉사하는 것만으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인격적인 태도를 가르치고 싶지만, 이미 가정에서 가만히 내버려 두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완전히 중독되어서 세상적 기준으로 보아도 아주 나쁜 생각들만 머리속에 가득 채워서 입학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매우 방종하여 규칙을 따르기 싫어하고 자기 마음대로만 행동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대부분은 가정에서 학교의 지침에 반대하면서 계속해서 불평과 불만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거면 왜 굳이 기독교대안학교를 선택해서 입학했는지 잘 모르겠는 가정도 많습니다. 

 학교 선택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나는 무엇보다 신앙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그 후에 학생의 인격이고 마지막이 입시다 라고 생각하셨다면 첫번째 우선 순위를 중심으로 학교를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기독교 대안학교 자체가 선택지가 그렇게 많은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꼭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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